2007 경영 아젠다 | 글로벌 생존과 도전

“문국현 같은 경영자  1000명 배출해야”

잭 웰치 전 GE회장
“글로벌 경영에 성공하려면 한 명의 사장만 두고 상명하달 지도편달 방식으로는 안 된다. 해외법인을 이끌 중간간부를 육성, 문국현 같은 경영자 1000명을 배출해야 한다.”

“신제품을 누가 빨리 낼지, 생산공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는지의 차원을 떠나야 한다.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하고 있는 혁신이 전 산업, 전 영역으로 확산돼야 한다. 혁신이야말로 한국의 미래성공을 좌우하는 열쇠이다.”

경영의 귀재 잭 웰치 전 GE 회장은 지난 12월 15일 산업자원부가 주최한 부품소재 국제 콘퍼런스에서 미국 보스턴 현지 위성 연결을 통해 <글로벌 경쟁시대의 도전과 생존>을 주제로 특별강연과 토론에 참석했다. 그는 80~90년대의 기적과도 같은 경제성장, IMF 위기극복과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경쟁력 회복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한국전력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과 만나 일한 기억, 삼성전자 LG전자가 글로벌 브랜드로서 안착한 점, 품질 문제를 극복하고 유럽 미주시장에서 위상을 재정립한 현대자동차 등을 성공한 예로 들었다.

하지만 웰치 전 회장은 수출주도형 한국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혁신은 제품 기기 서비스 차원을 넘어 한국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 혁신은 프로세스 개선, 노사관계, 대중소기업 협력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야 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팟을 예로 든 그는 “한국에서 아이팟 같은 혁신적, 창의적 제품이 출시된 것을 본 적이 없다. 독창적 발명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이 점에선 미국이 훨씬 더 모험가적 정신을 갖고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혁신을 이끄는 최적의 방법은 보상 체계 확립. 성과를 내는 직원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어 영웅대접을 해주어야 하고 역할모델로 삼아야 한다. 웰치 전 회장은 이를 사람의 영혼과 지갑을 동시에 두둑하게 해주어야 한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현대차가 기업문화, 노사관계가 다르듯 기업마다 지시하는 초점, 방향이 달라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를 위해 상호 신뢰(trust)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웰치 전 회장은 재임시절 각 노조지부와 술 마시고 식사하며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서도 분명한 원칙을 밝혀 단 한번의 노사분규를 겪지 않았다. 협력업체와의 관계 역시 GE라는 조직의 일원으로 함께 성장한다는 의식을 공유했다.

웰치 전 회장은 상향식, 자율적 혁신의 성공기업 유한킴벌리의 얘기를 듣고는 문국현 사장을 아시아와 관련된 토론에서 가장 통찰력을 가진 깨어 있는 리더라고 말했다.

“많은 기업의 아시아적 특징인 톱다운 방식을 갖고 있는데 문 사장이 상향구조에 지식근로자의 두뇌를 활용하는 모습, 직원들에게 권한을 주고 혁신주기를 가속화하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웰치 전 회장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적극 찬성과 조력을 약속하며 각국은 교역이 증가하고 경제적 의존도가 높을수록 평화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평화는 외교관의 역할이 아닌 무역협정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잭 웰치 전 회장은 이어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영은 이제 사장만 두고 상명하달을 해서는 안 되며 해외법인을 맡을 중간급 관리자들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 이를 위해 해외법인을 이끌 만한 경영자를 만들어야 하고 문국현 사장 같은 경영자가 1000명은 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stanlee@ermedia.net)


2007 경영 아젠다 | 리더십

“13억 인도 움직인
  간디 화합을 배워라”

스티븐 코비 박사
“13억 인도인의 아버지 간디는 아무런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지 않았다.
이 시대에 리더십이란 바로 도덕적이고 영감 있는 영향력을 의미한다.”


다민족 다종교 다언어의 상징이자 아직도 카스트제도가 존재하는 나라. 12억에 육박하는 인구는 매년 1600만 명씩 늘어나 2050년엔 15억명으로 중국을 제치는 나라. 연간 7~8% 안팎의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나라. 매년 100만달러 이상 고액자산가가 20%씩 늘어나고 재산 10억달러 이상의 억만장자가 2004년 10명에서 2006년 36명으로 늘어난 나라.

세계 경제의 대국으로 부상, 질주하는 대륙 인도의 오늘과 내일이다. 거대한 대륙을 움직이게 만든 인도의 아버지는 마하트마 간디이다. 인도인의 정신을 일깨워 영국의 식민통치로부터 인도를 독립시킨 그는 위대한 리더라고 불리는 어느 누구와도 다른 리더십을 펼쳤다. 부와 권력으로써 리더십을 얻지 않았고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실천하면서도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 리더였다. 네루는 간디에 대해 “맨 몸에 허리에 두른 천,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외관임에도 다른 사람들을 기꺼이 복종하게 만든 실로 왕과 같은 위엄이 있었다.”고 말했다.

리더십의 권위자인 스티븐 코비 박사는 권위를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권위를 느끼게 하고 봉사, 용서, 실천을 통해 대륙의 화합을 일군 간디의 리더십을 주목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그는 지식 근로자 시대에서 리더십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환을 강조하면서 그 역할모델로 간디를 꼽았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산업시대에 걸맞는 모델, 톱다운(top down) 모델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사회는 변하고 새로운 도전과제들이 생겨나는데 과거에 성공했던 대응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해서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오히려 이런 갭에 좌절을 느낀다. 그렇다면 돌파구는 어디 있는가? 새로운 패러다임 도입이다.

과거의 리더십은 지위를 의미했다.  공식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했다. 간디는 아무런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지 않았다. 이 시대에 리더십이란 바로 도덕적이고 영감 있는 영향력을 의미한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이 시대의 리더는 공식적인 권위를 갖고 있다할지라도 도덕적인 권위를 잃게 된다면 결국 공식적인 권위를 잃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두려움 때문에 이러한 리더를 따르고 있지만 주인의식도 없으며 목표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결국 그 관계는 약하게 되고 시너지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한국에 대해 “매우 놀라운 경제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지식근로자 시대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아직도 산업시대의 패러다임과 문화를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문화적, 불신 감정적인 요인이 성장을 막고 있다. 개인이 갖고 있는 두려움, 의구심, 상호 간에 신뢰하지 못하는 것, 권위주의 등 매우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산업시대에 관료들이 갖고 있는 관료주의, 회계중심주의, 실행력이 부족한 것 등도 포함된다. “산업시대에 통용되던 패러다임 때문에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대가를 치르고 있다. 최고의 커뮤니케이션은 신뢰(trust)이다.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히 개개인의 능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존중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코비 박사는 “직원이 얼마나 적은 열정을 갖고 있는지, 조직에 참여하는 바가 적은지, 권한이 박탈되었다고 느끼는지를 알게 된다면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심리적이고 전략적으로 충격을 받아야만 좀 더 겸손해지고 상호보완적인 조직을 이루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고통을 겪어야 변화를 이루어낸다.

이경호 기자(stanlee@ermedia.net)

2007 경영 아젠다 | 고객만족

“데이터 짜내고 짜내
고객욕구 찾아내라”

제임스 파워 4세  JD파워 부회장
성공하는 기업은 고객의 욕구, 생각, 행동요인 등 고객의 목소리를 잘 이해하고 있다. 시의적절한 행동과 실행을 위해 지식 도구 프로세스 등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정보, 노하우를 전 사업에 걸쳐 응용한다.

미국의 2군 카지노업체인 아메리스타카지노는 고객만족이 진정 수익에 연결되는지에 대하여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두 개의 테이블을 설치하여 각기 다른 딜러들을 배치했다. 한 쪽에는 입도 벙긋 않고 오직 카드만 보며 고객에게 무심한 듯한 전형적인 딜러가 게임을 진행했다. 다른 쪽에는 사교성이 높은 딜러가 가능한 한 고객과 대화하려고 했다. 48시간이 흐른 뒤 베팅액을 집계한 결과 활발한 딜러의 테이블은 다른 테이블에 비해 13%나 많았다.

고객이 만족하면 수익이 높아지겠지라는 일반적 직관이 실제로 증명된 것이다.

자동차보험의 경우를 보자. 보험에 만족도가 높은 고객들에게 가격프리미엄을 제공하면서 보험사를 바꿀 의향이 있는가를 물어봤다. 1~10점 척도 가운데 만족도가 가장 높은 10점 만점을 써낸 고객의 60%는 아무리 가격이 낮아져도 옮기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자동차보험의 갱신률을 보면 만족도가 높은 집단의 92%가 그대로 갱신하는 반면 만족도가 낮은 그룹의 80%는 갱신하지 않았다.

미국의 권위 있는 시장조사기관 JD파워의 부회장인 제임스 파워 4세는 대다수 기업들이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래서 기업 경영진이 듣고 싶은 얘기, 소비자가 하고 싶은 얘기를 데이터를 계속 쥐어 짜내 데이터가 자백할 때까지 고문하라고 주문한다.

그의 부친 제임스 파워 3세는 1960년대 일본에서 온 작은 회사인 도요타를 만났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자동차를 런칭 했지만 부품 제품 유통 마케팅 등에서 모두 낮은 수준이었다. 68년 미국 시장을 다시 두드리려할 때 도요타는 고객의 목소리에 목말라 있었다. 제임스 파워 3세는 미국 시장을 배우려는 도요타를 보고 진정 열정적으로 고객의 니즈에 귀를 기울이는 기업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 노력으로 도요타는 미국 최고의 자동차브랜드로 성장했다.

1970년대 초반 마쓰다는 달랐다. 당시 마쓰다는 고마력 저경량의 혁신적 자동차를 내놓았다. 그런데 JD파워가 조사를 해보니 고객들은 엔진이 너무 빨리 마모되고 수명을 다한다는 불만을 갖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중취재를 하는 등 언론이 관심을 가지면서 미국 전역으로 논란이 확산됐다. 터무니없다는 마쓰다의 주장에 JD파워는 수많은 고객들을 조사한 결과이며 절대 과장, 과잉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제임스 파워 4세는 21세기는 소비자 주권의 시대, 컨슈머리즘의 시대라고 말한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특정 제품을 제품 자체에 한정된 상황에서만 평가하지 않는다. 벤츠를 타는 사람들은 특급호텔, 항공기 비즈니스석, 고급 휴대전화를 보유한 사람들이다. 그런 경험을 한 사람들의 벤츠에 대한 기대수준은 다른 계층보다 높다. 기업의 실적과 고객만족을 비교한 결과도 그랬다. 고객만족도가 높아진 기업의 시가총액은 52%가 늘어난 반면 만족도가 떨어진 기업은 24%가 줄었다. 호텔의 서비스에 만족하는 고객들은 식음료 유흥 공연 쇼핑 등 숙박 이외에서 그렇지 않는 고객보다 30%를 더 지출한다.

결국 기업의 수익성에 고객만족도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저가 항공사가 된 제트블루의 창립자 데이비드 닐먼은 고객이 어떤 탑승경험을 하는가, 직원들은 얼마나 진심으로 응대하는가에 모든 관심과 역량을 기울였다. 그가 만든 슬로건조차 한번 웃는 데 돈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니다였다.               

이경호 기자(stanlee@ermedia.net)


2007 경영 아젠다 | 조직

“팀워크를 한일 월드컵 축구팀 수준으로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대표
“회사의 조직을 축구팀 중에서 동네, 초등학교, 월드컵 수준인지 비교해 보라. 위대한 기업이라면 팀의 승리를 위해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최선을 다하는 월드컵팀 수준의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지만 뒤끝이 씁쓸하다. 축구는 전쟁통에 훈련조차 못한 한 수 아래의 이라크에 졌고 야구는 대만에 이어 사회인과 대학생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된 일본에 패했고 남자 농구는 졸전에 졸전을 거듭했다. 세 종목은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여기에 선수들의 연봉도 많은 프로스포츠의 간판이다. 참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굴욕의 패배를 한 이유는 간단하다. 월드컵에서처럼 그 지독하고 열정적이던 투지가 사라졌기 때문. “도대체 열심히 뛰질 않는다. 이게 프로냐”고 말한 남자농구팀 감독의 푸념 그대로다.

9회말 투아웃 이후 동점 홈런을 내주고 땅바닥에 주저앉은 김병현에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선수들은 격려했다. 같은 실수를 다시 했으나 그들의 팀워크는 뉴욕 양키스를 누르고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는 하나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동료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팀워크의 중요성을 말할 때 흔히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현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을 한다. 캔 블랜처드와 샐든 보울즈는 <하이파이브>라는 책에서 골을 넣는 것보다 공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1세기 기업은 유능한 사원보다 유능한 팀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대표는 과거 기업인 생활을 할 때 항상 직원들의 잘못만 봤다.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을 이용해 먹을까 궁리를 하고, 잘한 사람은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 하며 치부했다. 미운 사람은 겨우 이 정도냐고 질책했다. 감정적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 대신 그만둘까 걱정해 술자리를 갖고 봉투 하나 주면서 금전적 보상을 한 정도. 감정적 보상을 해주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는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기업을 사랑하게 만들 것인가 생각한다면 경영자 자신부터 변하고 진정으로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한다. 다른 것을 버리고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바로 워크아웃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섭 대표는 종종 “조직의 임직원들이 내는 시너지 수준이 동네 축구팀, 초등교 축구팀, 월드컵 축구팀에 비유하여 어느 정도이냐”고 묻는다. 그럼 대부분의 표정이 심각해진다.

월드컵은 차치하더라도 선생 없이 혼자서 골 넣은 초등학생도 못된다. 그냥 패스는 없고 골 넣는 데만 집중하는 동네 수준이기 때문이다. 팀의 승리를 위해 최고의 팀워크를 보여준 월드컵 수준이라야만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세계적인 초우량기업 듀폰은 200년 전에 화약회사로 설립됐으나 100년 후에는 종합화학회사로 변신했고 앞으로 100년 후에는 바이오 회사로 대변신한다. 그 배경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인력개발의 원칙이 있다. 모두가 나름대로의 성장 잠재력이 있으며 전 직원을 개발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신조와 확신이었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 테레사 아마빌 교수는 조직 환경에 따라 직원들의 잠재된 창의성이 100% 발휘되기도 하고, 오히려 사장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스탠퍼드대학의 샘 서튼 교수도 “지속적인 혁신은 한 명의 천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모든 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과감하게 실천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 등이 갖추어져 있어야 진정한 창의적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stanlee@ermedia.net)

2007 경영 아젠다 | 인재경영

“창조경영,  조직 다양성에 달렸다”


조세미 인재경영 컨설턴트
“최근 글로벌 기업의 인재경영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을 중시하는 조직문화’의 추구다.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조직 내에 ‘Diversity Division’을 두고 조직 내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0년대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의 물리학자 놀먼 죤슨은 12명으로 이뤄진 일군의 사람들로 하여금 미로를 통과하는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시도에서 사람들은 개인당 평균 34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미로를 통과했습니다. 두 번째 시도에서는 개인당 평균 12차례의  시행착오를 겪는 큰 발전을 이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실험의 대상이 되는 그룹의 구성원을 남녀 반반 그리고 서로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 했을 때 그 결과는 수학적으로 가장 짧은 오직 4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미로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이 연구결과에서 보듯이 기업이 글로벌 경쟁 속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가능한 다양한 인재들로 조직을 구성해야 합니다. 아직도 우리기업 안에서는 다양성이란 단어가 낯선 경우가 많습니다.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차별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포용하는 자세’를 갖춘 조직을 만드는 것이 CEO들이 인재를 확보하고 양성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맥킨지, 부즈앨런 등 세계적인 컨설턴트 기업에서 인재전략을 담당했던 세계적인 인재경영 컨설턴트 조세미 씨의 말이다.

조씨는 요즘 국내 기업에서도 자주 이야기하는 ‘창조경영(Creativity in Business)’을 하기 위해서라도 기업 내 조직의 다양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가 만난 글로벌 기업의 CEO들은 창의력을 갖춘 인재들에게 찾아 볼 수 있는 공통점으로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충만한 마인드’를 주로 꼽습니다. 주어진 업무를 시작할 때 스스로 최선의 해결방안을 생각해 보고 지금까지의 전례와 달리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태보겠다는 의지없이 그저 지금까지 해온대로 빨리 일을 끝내겠다는 태도는 글로벌 인재의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한마디로 항상 ‘Why?’‘How?’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사람, 그리고 그 해답을 얻기 위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향해 도전의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사람이 바로 21세기가 바라는 인재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런 인재들로 구성된 기업을 원한다면, 최고경영자들이 먼저 그런 기업문화를 허용하는 조직을 만들어 나가도록 고민해야 합니다.”

굳이 조씨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현재 국내 기업들은 기업 내 다양성을 만들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요구에 부딪히고 있다.

여성고용 및 차별개선을 위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제도’가 2008년부터 확대 시행되는 등 내년부터 장애, 연령, 성별에 따른 고용평등의 제도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원의 정지영 연구원은 “일부 글로벌 경쟁기업에서만 중시되던 기업 내 ‘다양성’관련 이슈가 빠르게 모든 기업의 현안과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이제 문화·인종·성 등 인력 다양성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는 물론 국내시장에서조차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고 말한다.

‘조직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를 위기로 받아들일지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회로 삼을지는 결국 최고경영자의 결단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형구 기자(lhg0544@ermdsia.net)


2007 경영 아젠다 | 경영 화두

“착한 기업을 만들어라”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
“점점 짧아지는 기업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지속가능경영은 CEO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항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국제표준(ISO26000)을 2008년 제정 공포할 예정이다. ISO26000은 가이드라인으로 향후 인증수준까지 발전해 나갈지는 미지수이나 각 국가별로 국가규격 또는 단체 규격화하여 개별 인증제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ISO26000이 각국에서 규범화되거나 수입국이 의무적으로 요구할 경우, 우리기업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글로벌 활동에 유무형의 손실이 예상된다.”
산자부 산업정책팀 강남훈 팀장의 말이다.

‘지속가능경영(CSM, Corporate Sustainable Management)’의 뜻을 사전적으로 살펴보면 기업이 ‘지속가능한 기업’(sustainable corporation)으로 성장하기 위해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여 장기적인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경영전략을 말한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환경 노동 소비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반영하며 환경적 건전성과 사회적 책임성을 다하는 것이 기업의 장기적 생존(ongoing concern)을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라는 점이 강조되면서 지속가능경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같은 의미로 쓰여지고 있다.

그런데 2008년부터는 국제표준기구에 의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국제규약이 제정돼 해당기업이 얼마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에 대한 판단의 잣대로 활용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ISO9000(품질경영)도 강제력은 없으나 EU 내 수입상들이 ISO9000인증서를 요구하게 되어 동인증이 강제적으로 작용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ISO26000 역시 EU 국가들 내의 NGO들의 압력으로 실질적인 강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 산자부 관계자의 말이다.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은 이에 대해 “국제표준기구뿐만이 아니라 이미 국제 금융계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영업보고서처럼 기업의 신용을 평가하는 지표로 삼고 있는 곳도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860여 개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GRI 가이드라인(Global Reporting Initiative : UN주도로 제정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활동 및 성과 보고서 작성 기준)을 채택하는 국내 기업은 25개 기업에 불과해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또 기업의 수명이 하루가 다르게 짧아지는 21세기 기업환경에서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부총장은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직원들이 전망한 자기 기업의 평균 수명이 17년에 불과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이 주주, 종업원, 소비자, 지역사회에 대해 장기적 생존에 대한 비전과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지속가능경영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지속가능경영’은 이제 생존을 위해 경영자들이 반드시 새겨야 할 경영화두인 것이다.

이형구 기자(lhg0544@ermdsia.net)

2007 경영 아젠다 |원자재

“에탄올원료 옥수수에 주목”

김수용
코리아PDS 사장
“석유 대체원료로 각광받는 에탄올의 수요증가에 따라
그 원료가 되는 옥수수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07년 국제 원자재 가격은 지난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어렵고 하향 안정세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 거품제거로 인한 미국의 경기 성장세 둔화와 중국의 경제성장이 2006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돼 보이는 중국 경제 등의 요인에 의해 원자재 수요 증가가 낮아지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약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공급 측면에서 그동안 소위 ‘구경제의 복수’로 불리던 원자재 분야의 투자 부족으로 인한 공급 부족 현상이 2004년 원자재 시장 호황 이후 이루어진 기업들의 원자재 생산 확장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하는 2007년 중반부터는 원자재 시장은 더욱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제거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선물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동안 세계 원자재 수요 증가에 대한 기여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원자재 수요는 비록 2007년에는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나,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올림픽 게임에 대비한 건설 수요, 중국 서부 내륙지역과 동부 해안지역과의 불균형 개선을 위한 서부지역 투자 수요 증대에 따라 정부의 성장률 조절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중국의  투자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원자재 수요 역시 비교적 견고한 모습을 유지할 것이란 지적이다.  

따라서 2007년 원자재 가격은 급락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한 가운데 완만한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금, 백금, 니켈, 아연, 주석 등 일부 비철금속은 수요증가에 의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금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달러화에 대한 대체투자 수요가 이어질 전망이고, 백금의 경우 높아진 환경기준에 따라 자동차용 촉매제로 수요가 높다.

이에 대해 국제 원자재가격 정보서비스 업체인 코리아PDS의 김수용 사장은 “금 가격은 여전히 다른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1980년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 850달러는 현재 가치로 환산했을 때 약 2100달러다. 달러화 약세 등의 요인으로 인해 금 가격은 2007년에도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년에 주목해야 할 것은 석유대체 연료로 각광받는 에탄올의 원료인 옥수수 가격의 상승이다.

에탄올은 브라질 정부가 석유를 대체할 청정연료로 적극 장려하고 미국 자동차회사인 포드가 에탄올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나설 정도로 바이오디젤에 이어 석유를 대체할 청정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에탄올의 주원료인 옥수수는 최근 지난 10년간 최고가격인 1부셸(1부셸은 약 27㎏)당 3.55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수용 사장은 이에 대해 “현재의 에탄올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내년도 옥수수 재배지역이 600~800만 에이커 정도 증가해야 한다. 이러한 옥수수 재배지역 증가는 필연적으로 소맥, 대두 등 다른 경작면적의 축소를 야기시켜 곡물류 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형구 기자(lhg0544@ermdsia.net)


2007 경영 아젠다 | 디자인

기술은 디지털…모양은 아날로그
“휴먼터치 디자인 쏟아진다”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대표
“과거 히트 가요가 리메이크되는 것에서 디자인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복고 열풍이 디자인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2007년은 하이터치에서 인간 중심의 휴먼터치로 가는 전환기가 될 것이다.”

윌 스미스 주연의 <애너미 오브 스테이트>라는 영화는 기술의 발달이 개인을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사회를 비판적으로 그렸다. 첨단 기술의 발달은 인간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했지만 반면 통제와 감시라는 부작용을 만들어낸 것도 사실이다.

2007년 디자인 경향은 이러한 첨단 기술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삭막해진 첨단 사회를 배척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아날로그적인 디자인이 다시금 조명을 받을 전망이다.

이영혜 사장은 “아날로그적 감성과 자연회귀 욕구를 충족시키는 디자인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며 “기술은 디지털이지만, 겉모습은 아날로그 시대를 떠올리는 재료와 질감, 형태를 가진 제품들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970∼80년대 TV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DMB나 일본에서 출시된 플라스틱 대신 나무로 외관을 만든 컴퓨터나 노트북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그 예다. 복고풍의 오디오와 전화기가 유행하며, 아예 턴테이블이 다시 각광받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아날로그로의 회귀와 함께 앙드레김과 손잡은 하우젠처럼 스타급 디자이너를 활용한 한정 수량의 제품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서구에서는 보편화된 현상이지만, 한국에서는 올해부터 조금씩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유명 브랜드가 자사의 제품을 좀더 특별하게 보이기 위해 스타 디자이너나 아티스트에 의뢰해 한정 수량 제품이나 프로모션을 위한 이벤트성 제품, 광고 등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가 해외 전자 쇼를 위해 이런 작업을 선보였으며, 쌈지, 행남자기, 모닝글로리 등이 유명 디자이너에게 의뢰한 한정 수량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또 BMW코리아를 비롯해 국내 상륙한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디자이너, 아티스트들과 꾸준하게 컬래버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브랜드 가치와 디자이너의 명성이 더해져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컬래버레이션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니멀리즘의 인기는 200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도 패션계의 키워드인 미니멀리즘은 군더더기 없는 단순함으로 대표된다. 2002년 애플사에서 아이팟을 출시한 이후 절제된 미니멀리즘은 산업디자인 전반으로 확대됐다.  

“내년에도 이음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단순미를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이 산업 전반에서 감지될 것이다. 전자제품은 흰색의 매끈한 질감으로 표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 사장은 미니멀리즘의 인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애플 수석 디자이너인 조너선 아이브와 일본의 후카자와 나오토는 이러한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처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내년의 미니멀리즘은 단순화가 좀더 극대화돼 시각적으로 더 이상 줄일 요소가 없을 때까지 모든 요소를 제거하는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

이 사장은 이밖에도 럭셔리 신드롬, 작고 얇은 것에 대한 추구, 개인 취향에 맞춰주는 커스터마이즈드(Customized) 디자인 서비스 등 더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디자인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를 “기술 중심의 하이터치(high-touch)에 상반되는 개념인 휴먼터치(human-touch) 디자인”이라고 정의했다.

유현희 기자(yhh1209@ermedia.net)


2007 경영 아젠다 | 소비 트렌드

“소비자 잡으려면  구글 초기화면 배워라”

최순화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구글의 초기화면처럼 복잡한 기능 대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단순화된 제품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필립스는 2004년 헬스케어, 라이프스타일, 테크놀로지를 기업의 주요테마로 정하고 ‘센스 앤 심플리시티(Sence and Simplicity)’라는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반도체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가전, 의료기기, 조명 등 기업 테마에 맞는 사업에 집중했다. 기술은 편리하고 단순해야 한다는 브랜드 전략 이후 필립스의 브랜드 가치는 17%나 상승했다.

필립스가 강조한 단순함이 바로 2007년 소비 트렌드를 좌우하는 키워드다. 이른바 디버전스(Divergence) 소비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2006년은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이른바 컨버전스의 시대였다. 그러나 다양한 기능은 소비자의 접근성이 용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높아진 가격대도 부담스럽기 마련. 제품 본연의 기능을 극대화하고 부가기능을 줄인 이른바 디버전스가 올해 컨버전스의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실제로 단순제품에 대한 요구는 컨버전스가 빠르게 전개됐던 가전, 휴대폰, MP3 등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건조, 살균 등 새로운 기능을 갖춘 세탁기가 앞다퉈 출시되지만 얼룩제거라는 본질적인 세탁 기능에 충실한 제품이 일부 소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스팀 청소기, 로봇 청소기만큼 흡입력과 내구성이 뛰어난 진공청소기도 인기다. 다양한 기능의 탑재로 덩치가 커졌던 휴대폰이나 MP3는 기능을 줄이는 대신 날씬해졌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순화 연구원은 “단순하고 절제된 이미지를 강조하는 트렌드가 시작됐다”고 말하고 “30개 단어로 압축된 구글의 초기화면이 이용자에게 인기를 얻는 것에서 디버전스는 이미 감지돼 왔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은 이미 꾸준한 학습이 필요한 컨버전스 제품을 경험했다.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판단하게 됐다. 여기서 디버전스는 시작된다. 심플하면서도 자신에게 꼭 맞는 기능을 갖춘 제품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이제 기업에서도 얼리어댑터보다 자신만의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원하는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최 연구원은 “이제 소비자는 자신만의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원한다. 예전처럼 히트상품, 신상품에 맹목하지 않는 만큼 기업 또한 고객의 성향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며 기업에서 적극적인 틈새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여성고객 공략에 나선 저도수 소주와 싱글족을 겨냥한 소형 포장의 식품, 기본 기능에 충실한 가전제품 등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히트상품 개발보다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한다면 대중적인 수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현희 기자(yhh1209@ermedia.net)


2007 경영 아젠다 | 사회적 화두
“불신 해소, 기업이 앞장서야”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
“개인과 집단의 불신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지금의 불신을 어떻게 해소하고 신뢰를 구축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정치든 경제든 공공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부동산 규제 정책을 내놓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정부, 저성장 시대의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정계, 재계와 정계의 대립. 비단 2006년뿐만 아니라 지난 몇 년 간 대한민국은 혼돈 속에 놓여 있었다. 이 혼돈은 국민들에게 불신으로 이어졌다. 한국트렌드연구소 김경훈 소장은 2007년의 사회적 화두로 ‘공공의 신뢰(public trust)’를 꼽는다.

“한국 사회의 화두를 하나의 키워드로 이야기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불신과 비난이 바닥에 도달한 지금, 이를 극복할 대안이라는 점에서 과감히 공공의 신뢰를 2007년 사회적 화두로 꼽고 싶다.”

저성장 시대에 도래한 대한민국의 오늘을 보면 김 소장이 공공의 신뢰를 강조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빈부격차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지고 정치적으로는 과거 권위주의 집단의 카리스마는 사라진 반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정치집단은 부상하지 못했다. 한국사회가 안고 있던 부조리가 표면화되면서 국민들 상호간의 신뢰는 이미 바닥 수준에 도달했다. 한류나 첨단산업의 발전이 그나마 한국인들을 위로했지만 그것마저도 지속가능성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김 소장은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한국인의 자부심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불신이 커질수록 역설적으로 준거집단의 믿을 수 있는 리더십을 요구하게 된다. 정치, 사회 분야의 전통적 리더 그룹들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지금이야말로 기업이 새로운 공공의 신뢰 집단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미 공공의 신뢰를 회복하면서 기업이미지와 매출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기업들의 사례는 우리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GM은 2001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1700여 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했지만 복직을 약속했고 올해 이 약속을 실제로 이행했다. 그 결과 국내 기업을 인수한 외국기업을 대하던 국민의 따가운 시선은 호의적으로 변했고 자연스레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외국의 경우 노키아를 본받을 만하다. 2006년 상반기 1억5000만대를 팔아 휴대폰 세계시장 점유율 35%를 기록한 노키아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는 ‘커넥팅 피플(Connecting People)’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건물 전체가 유리로 덮여 있어 투명한 노키아의 사옥도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고객과 기업의 사이가 투명하다는 상징을 각인시킨 노키아는 첨단기능을 강조하는 경쟁업체들과 달리 디자인과 편리성으로 휴먼 테크놀로지를 부각시켜 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김 소장은 “노키아는 쿨 네트워크 시대의 이면에 있는 따뜻한 네트워크에 대한 연결 욕망을 자극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GM대우와 노키아의 신뢰를 심는 투명한 경영은 기업을 ‘사적인 이익 추구 집단’으로 보던 반기업정서까지 불식시켰다. 공공의 신뢰를 얻는다는 것은 동시에 기업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김 소장은 “정이 오가는 네트워크는 어떤 민족보다 한국인들에게 끈끈하게 다가온다. 이를 기업 경영에 접목하는 휴먼 네트워크 전략을 어떻게 펼치느냐에 따라 2007년 기업의 흥망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현희 기자(yhh1209@ermedia.net)
2007/03/26 22:18 2007/03/2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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