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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30 04:01
2009/03/30 04:01
[선샤인뉴스]희망의 씨앗이자 무너진 돌다리
희망의 씨앗이자 무너진 돌다리 | ||||
| [넥스터스의 아름다운 거짓말] 인도 사회적 기업 탐방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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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스름한 저녁, 인도 '여행자들의 거리' 빠하르간지. 길 한 편에서는 바짝 마른 소가 꼬리를 흔들며 울어대고, 다른 한 편에서는 아이를 등에 업은 아줌마가 두 손을 입에 모으며 알아 들을 수 없는 말로 구걸을 한다. 어지러움을 꾹 참고 길을 걷다 보니 닭 머리가 떨어져 있다. 기겁하는 순간 검은 수염 아저씨가 냉큼 닭 머리를 주워 꼬치에 꿴다. 탐방 단원들을 돌아보니 완전히 질린 얼굴이다. 인도 탐방 첫날부터 지친 모습이 말이 아니다. 인도의 사회적 기업가를 만나기 전에, 지금 필요한 건 뭐? ..밥이다.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끌어안는 기업가 정신의 실천을 모토로 하는 대학생 프로젝트 그룹, 넥스터스가 인도로 떠났다. 함께 일하는 재단이 후원하는 세계희망경제탐방프로젝트의 첫 번째 주자였다. 넥스터스는 지난 2007년 8월 4일부터 8월 19일까지 2주 동안 빈곤 현장에서 활동하는 인도의 기업과 기업가를 만나고 돌아왔다. 넥스터스의 첫 프로젝트였던, 지구꿈 프로젝트의 기획서를 초안하고 4개월만의 일이다. 넥스터스는 경영학, 경제학, 사회학 등 전공이 다른 대학생 친구들이 모여 있다. 그러나 빈곤을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만은 한 마음이다. 탐방 전 초기의 넥스터스는 늘 논쟁 속에 있었다. 사회적 기업이 먼저냐 사회적 기업가가 먼저냐,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기업은 가능하기나 하냐는 오랜 논쟁 끝에, 우리는 사회적 기업의 활동 현장에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사회적 기업을 우리의 손으로 직접 만져 봐야 했다. 토론하고, 싸우고, 다시 토론한 끝에 인도의 빈곤 현장에서 빛을 내는 기업들을 찾았고, 결국 인도 델리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된 것이다. 탐방을 떠나는 바로 전날까지 지인들에게 수없이 들었던 질문이 있었다. 사회적 기업도 좋고 탐방을 하겠다는 것도 좋은데, '왜 하필 인도냐'는 것이다. 해외의 사회적 기업가를 만나러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눈을 반짝이던 사람들이, 그 곳이 인도라고 하면 대번에 실망하는 표정을 짓곤 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세계 경제 10위권의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뭐가 아쉬워서 인도에 가서 배워야 하냐고. 일면, 그들의 반응도 수긍이 간다. 인도 첫 날에 델리에서 만난 인도 거리는 더럽고, 시끄러웠다. 아무 데에서나 잠을 자고 구걸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하필, 인도일까. 인도는 세계 빈곤의 심장부다. BRICS의 일원으로 세계의 IT 공장으로 불리며 최근 세계 경제 발전을 이끄는 인도의 화려한 명성 뒤에는 3억에 이르는 절대 빈곤층이 있다. 이들은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인생을 살아간다. 인구수로 따진 세계 5대 슬럼 중에 3개 도시는 인도에 있다. 필연적으로, 인도의 빈곤 문제는 사회 갈등, 위생 문제 등 경제적 빈곤과 인접한 다른 사회문제로 파급된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심각한 인도의 빈곤 문제는 오래 전부터 인도 내, 외부로부터 해결 불가능한 (그러나 해결해야 할) 절망적인 문제로 지적받아왔다. 그러나 인도를 가난 일색의 국가로 보는 시선에는 문제가 있다. 문제가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빈곤의 심장부에는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손에는 태양열 램프가, K-drip 이라는 저숙련 빈곤층을 위한 물탱크가, 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다양한 사회주체들을 문제 해결에 참여시키는 컨설팅 노트가 들려 있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적 기업가이기도 하고, 다국적기업의 마케팅 담당자이기도 하고, NPO의 매니저이기도 했다. 이들은 바디샵의 CEO 였던 고 아니타 로딕이 '진정한 국제주의자' 라고 부르고,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가 '사회적 비즈니스' 라고 부르는 바로 그들이다. 그래서 넥스터스의 인도 탐방 기획은 'Enterprise Solutions to Poverty' 로 정리할 수 있다. 넥스터스가 방문하는 기관들은 하나같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적 접근을 취한다. 기업적 접근을 취한다는 것은 사회적 기업처럼,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업적 형태를 취한다는 것보다 넓은 개념이다. 그 주체는 다국적 기업, 사회적 기업, NPO 등으로 다양하며 때로는 상품을 생산하고 때로는 만들어진 상품을 유통하는 데 그치기도 한다. 어떤 접근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전통적인 방법)보다 효과적' 이라는 것이다. 물론 여기엔 논쟁의 여지가 있다. 빈곤 문제 해결에 대한 기업적 접근에 대해서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다. 다국적 기업은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할 때엔, 지역 사회의 공동체적 이익과 상관없이 쉽게 자본과 노동을 철수시킬 수 있다. 빈곤 문제에 대한 기업적 방식이 정말 지속가능한 해결 방법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쉘 파운데이션을 설립해 빈곤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던 다국적에너지기업 쉘 (Shell) 은 탐방을 떠나기 바로 1년 전에 인도 동부에 화학약품을 방류해 지역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기업적 접근들이 자본주의의 진화냐, 자본주의의 치부를 가리기 위한 양의 탈에 지나지 않느냐는 것은, 아마도 쉽사리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논쟁적인 문제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넥스터스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직접 만난 현장의 사람들이다. 이론이 복잡할수록,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실천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현장에서 만난 유니레버의 손씻기 프로그램의 총책임자는 기업이 기업만의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었다. 반면 IDEI의 CEO인 사당기씨는 유니레버의 프로그램에는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거침없이 비판했다. 특별히, 빈곤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은 교육을 받고 싶어했고,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 했다.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려는 욕망은 그들이나 우리나 다를 바가 없었다. 인도에서 만난 현장의 사람들과, 그들을 만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아름다운 거짓말> (북노마드, 2008) 이다. 방문했던 15개의 기관 중 6개의 기관을 추렸고,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 등 사회적 기업 관련 원로들을 만나[20대와 사회적기업] 을 주제로 한 대담을 부록에 실었다. 우여곡절 끝에 출간된 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생각보다 좋은 편이다. 특히 중고등학생과 4~50대 부모님들께서 좋아하신다고 한다. 우리의 목소리가 누군가의 마음에 울림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독자들을 믿고, 또 감사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사족인 줄 모르겠으나, 솔직히 고백할 것이 있다. 탐방 마지막 날 밤, 인도 탐방단 전체는 스스로에게 다음 질문을 던질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당신은 사회적 기업가가 될 것인가? 여섯 중 한 사람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사회적 기업의 CEO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공부만 할 것 같던 한 사람은 갑자기 다국적 기업에 취업하고 싶다고 해서 탐방단 모두를 놀라게 했으며, 어떤 사람은 탐방단 이후에 사회적 기업가의 길을 걸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탐방 마지막 날 밤의 단란한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같은 경험을 했지만, 탐방단 각각은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 인도 탐방은 희망의 씨앗이 되었고, 어떤 사람에게는 두드리다 무너진 돌다리가 되었다. 함께 손잡고 길을 걸었는데도 말이다. 이것이 젊음인 것이다. 그러나 탐방단 모두가 동의하는 한 가지가 있었으니- "Youth, be ambitious in society" 다. 사회적 기업가의 자리에서든, 다국적 기업의 CSR 부서에서든, 아니면 연구소의 컴퓨터 앞에서든, 인도 탐방을 함께 한 넥스터스 인도 탐방단 모두는 사회 안에서 꿈을 꾸고 그 꿈은 다양한 방식으로 치열하게 사회를 지향할 것이다. 꿈을 꾸는 방법은 과감하고 기발하고 열정적이고- 무엇보다 즐거워야 한다. 이것 또한 오늘, 우리의 젊음이 아니겠는가! |

nexters@nexter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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